포스트시즌은 한 경기, 한 장면이 오래 남는다. 삼성 이재현에게 이번 시리즈는 그 사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시간이었다. 2차전의 결정적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던 그는, 4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픔의 시작은 2차전 9회말이었다. 삼성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김재윤이 마운드에 올랐고, 첫 타자는 평범한 타구로 처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재현의 실책이 나오며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삼성은 끝내 역전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했고, 시리즈 흐름을 내준 채 쓸쓸하게 대구로 돌아와야 했다. 그 장면의 중심에 이재현의 실책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재현은 다시 주어진 승부처를 피하지 않았다. 4차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 답을 내놨다.
경기는 10회말 10-10, 팽팽한 균형 속에 맞이한 연장전이었다. 무사 2루, 한 방이면 모든 것이 끝나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재현은 과감하게 스윙을 가져갔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겼고, 그 순간 플레이오프의 끝이 선언됐다. 좌월 끝내기 홈런이었다.

이날 이재현은 끝내기 홈런뿐 아니라 경기 내내 중심에 있었다. 6타수 4안타 2타점 4득점. 출루와 득점, 결정적인 장면까지 고르게 책임지며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를 자신의 경기로 만들었다.

2차전의 실책과 4차전의 끝내기는 대비가 분명하다. 실수로 시작된 아쉬움과, 결과로 마무리된 시리즈. 이재현은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에서 한 선수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를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재현의 이 홈런을 끝으로 플레이오프 여정을 마친 삼성은 이어지는 한국시리즈에서 4시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두산베어스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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